“시스템이 사람을 만든다. 그리고, 시스템이 회사를 바꾼다.”

 

2025년 4월, 롯데그룹이 조용하지만 강력한 선언을 했다. 그룹 내 주요 계열사에 직무급제를 도입하겠다는 것. 단순한 인사 개편이 아닌, 조직의 DNA 자체를 바꾸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롯데의 선택은 결코 가볍지 않다. 수십 년 동안 유지해온 연공서열 중심의 인사구조를 허물고, 철저히 직무의 가치와 난이도에 따라 임금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선회한다는 선언이기 때문이다.

 

롯데 직무급제, 대기업 인사제도의 전환점을 찍다

 

직무급제란 무엇인가?

직무급제는 말 그대로 ‘어떤 일을 하느냐’가 급여 수준을 결정하는 제도다. 동일한 직급이더라도 담당 업무의 복잡성, 책임 수준, 시장 수요에 따라 보상이 달라진다. 단순히 오래 일한 순서가 아닌, ‘무엇을 하는가’가 기준이 된다.

이 제도는 미국, 독일, 일본 등 선진국형 기업 구조에선 이미 널리 자리 잡은 방식이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상대적으로 익숙지 않다. 이유는 간단하다. 우리 기업 문화는 오래도록 ‘연차 = 연봉’이라는 공식을 고수해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롯데는 이를 과감히 깨고 나섰다.

 

 

왜 롯데는 지금 직무급제를 선택했을까?

  1. 비효율의 누적
    내부 실적과 무관한 보상 체계는 유능한 인재의 이탈을 가속화시켰다. 특히 MZ세대는 연공서열 시스템에 회의적이다.
  2. 글로벌 경쟁력 확보
    기업의 체질을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추기 위한 필연적인 조치로, 직무급제는 인재 중심 경영의 초석이 될 수 있다.
  3. 성과 중심의 조직 재정비
    성과를 기반으로 인재를 분류하고, 조직 전체의 효율성을 제고하려는 의도다. 더 이상 ‘줄 서 있는 자’가 아닌, ‘가치를 창출하는 자’가 보상받는다.

롯데는 롯데쇼핑, 롯데제과, 롯데칠성 등 6개 계열사를 시작으로 제도를 순차 도입할 예정이다. 내부 직무를 재정의하고, 평가 기준과 보상 구조를 재설계하는 ‘대공사’에 착수한 셈이다.

 

 

하지만, 모든 변화는 리스크를 동반한다

직무 평가의 공정성, 구성원 간 신뢰, 성과에 대한 객관적 수치 마련 등은 제도 안착의 관건이다. 단순히 급여 계산 방식만 바꿔서는 안 된다. 명확한 직무 기술서, 투명한 커뮤니케이션, 정교한 피드백 체계가 함께 구축되어야 한다.

 

더욱 중요한 것은 문화다. 연차로 상하 관계를 나누던 조직이, 실력과 성과로 위계가 재편될 준비가 되었는지 스스로에게 물어야 한다. 롯데 직무급제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제도 이전에 인식의 전환이 선행돼야 한다.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은 선택, 그리고 그 이후

이번 롯데의 행보는 단지 그룹 내부의 개편에 그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국내 대기업들의 인사 정책에도 영향을 미칠 ‘시그널’로 작용할 것이다. 누군가는 말한다. “아직은 시기상조다.” 그러나 기업의 생존과 성장에는 때로 모험이 필요하다.

롯데는 그 모험을 택했다. 이제 남은 것은 실행과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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